원료 차질 나비효과 전세계 영향
유통기한 길고 작은 제품 선호
원재료 대체·생산 라인 유연화를

△이종찬 J&B Food Consulting 대표
최근 미국에서 벌어지는 물류대란으로 인한 공급망의 문제는 모든 산업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이미 LA 항구에 적체된 컨테이너 수가 100척 이상 묶이면서 컨테이너겟돈이라고 할 만큼 경제적으로 주는 타격이 여간 큰 게 아니다.
미국 LA항에는 컨테이너를 내릴 인력이 없어 리드타임이 평소 3주에서 몇 개월로 길어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컨테이너 적체를 행정명령으로 해소하기 위해 24시간 터미널 가동 및 컨테이너 적체 시 화주에게 벌금을 부과하고 있지만, 이 역시 로컬 드라이버들을 구하지 못해서 난리이다.
자동차 산업에는 반도체 칩이 모자라서 자동차를 못 만들어내고, 중국에서는 석탄이 모자라서 공장이 가동되지 못한다. 최근에는 중국에서 시작된 디젤 요소수 파동으로 인한 물류 위험성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전력난으로 인한 마그네슘 공급 차질로 유럽의 자동차 생산이 멈출 위기에 있다.
부품과 원료 차질로 인한 나비효과는 전 세계 모든 삶의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는 세계화와 자유무역주의에 따라 설계되고 작동되던 세상이었다. 워낙 작동이 잘되어 우리는 공급망 사슬이 전 세계에 촘촘히 연결된 것도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이제 금이 가기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복잡한 사슬들이 도미노 현상처럼 서로 영향을 주고 있다.
만약 공급망 사슬이 깨져 약한 고리가 끊어지면 전체 완성품 자체에 줄줄이 문제가 생긴다. 이를 ‘약한 고리 신드롬’이라 하며 이제는 신조어로 등장하고 있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못 하나가 없어서 왕국이 사라진다’라고 말했듯이 조그만 부품 하나 원재료 부족으로 인한 병목현상은 나라 하나를 휘청이게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패권전쟁으로 인해 중국과 호주 간에 석탄의 전략 무기화, 한국에 대한 일본의 주요 전략 부품 수출금지 등으로 자유 무역이론에 금이 가고 있다.
약한 고리 신드롬으로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고 물류대란으로 리드타임이 길어지자 제조업체들은 부품 및 원재료를 하나라도 더 가져가려 하고 있고, 소매업체들도 좀 더 많은 재고를 유지하려고 하니 상황은 더욱 과장되어 악순환되고 있다. 이를 채찍효과(Bull Whip Effect)라고도 하는데, 코로나로 인한 보복 소비와 각 기업의 원재료 수급의 안전재고 마련, 소매점들의 재고 확대 등으로 더욱 공급망 대란을 부추기고 있다. 이를 위해 공장을 증설하기도 쉽지 않으며 소비가 어느 정도 진정되고 상황이 안정화된다고 하더라도 공장증설에 대한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
최근 길어진 물류 운송 시간으로 인해 짧은 유통기한의 식품들은 미국에서 팔기도 전에 유통기한이 임박해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물류비 상승으로 부피가 큰 제품들은 선적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미국의 많은 식품 수입사들은 물류비 상승과 지연으로 인해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서 좀 더 유통기한이 긴 제품을 선호하게 되며 부피가 작은 제품들 위주로 수입하려 한다.
국내 식품 제조업체들도 원료 성분들의 단순화를 통해 공급망 차질로 인한 생산 차질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 무슨 상황이 터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언제든 기존 제품의 원재료 대체 R&D 능력과 생산라인 설비의 유연화 능력을 키워야 하겠다.
고전 경제학자 데이빗 리카르도의 비교우위이론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세계가 정상적으로 자유무역을 할 수 있는 경우라면, 우리는 자유무역을 통해 서로 윈윈한다는 경제이론에 부합하게 세계 경제가 돌아간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약한 고리 신드롬이 이제는 뉴노멀이 되었다. 이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민첩하게 카멜레온처럼 변해야 살아남을 시기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코로나 직후에 여객기를 항공기로 전환함으로써 흑자를 유지할 수 있었다.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는 빨리 전환할 수 없는 기업은 망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기업은 살아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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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길고 작은 제품 선호
원재료 대체·생산 라인 유연화를
△이종찬 J&B Food Consulting 대표최근 미국에서 벌어지는 물류대란으로 인한 공급망의 문제는 모든 산업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이미 LA 항구에 적체된 컨테이너 수가 100척 이상 묶이면서 컨테이너겟돈이라고 할 만큼 경제적으로 주는 타격이 여간 큰 게 아니다.
미국 LA항에는 컨테이너를 내릴 인력이 없어 리드타임이 평소 3주에서 몇 개월로 길어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컨테이너 적체를 행정명령으로 해소하기 위해 24시간 터미널 가동 및 컨테이너 적체 시 화주에게 벌금을 부과하고 있지만, 이 역시 로컬 드라이버들을 구하지 못해서 난리이다.
자동차 산업에는 반도체 칩이 모자라서 자동차를 못 만들어내고, 중국에서는 석탄이 모자라서 공장이 가동되지 못한다. 최근에는 중국에서 시작된 디젤 요소수 파동으로 인한 물류 위험성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전력난으로 인한 마그네슘 공급 차질로 유럽의 자동차 생산이 멈출 위기에 있다.
부품과 원료 차질로 인한 나비효과는 전 세계 모든 삶의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는 세계화와 자유무역주의에 따라 설계되고 작동되던 세상이었다. 워낙 작동이 잘되어 우리는 공급망 사슬이 전 세계에 촘촘히 연결된 것도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이제 금이 가기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복잡한 사슬들이 도미노 현상처럼 서로 영향을 주고 있다.
만약 공급망 사슬이 깨져 약한 고리가 끊어지면 전체 완성품 자체에 줄줄이 문제가 생긴다. 이를 ‘약한 고리 신드롬’이라 하며 이제는 신조어로 등장하고 있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못 하나가 없어서 왕국이 사라진다’라고 말했듯이 조그만 부품 하나 원재료 부족으로 인한 병목현상은 나라 하나를 휘청이게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패권전쟁으로 인해 중국과 호주 간에 석탄의 전략 무기화, 한국에 대한 일본의 주요 전략 부품 수출금지 등으로 자유 무역이론에 금이 가고 있다.
약한 고리 신드롬으로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고 물류대란으로 리드타임이 길어지자 제조업체들은 부품 및 원재료를 하나라도 더 가져가려 하고 있고, 소매업체들도 좀 더 많은 재고를 유지하려고 하니 상황은 더욱 과장되어 악순환되고 있다. 이를 채찍효과(Bull Whip Effect)라고도 하는데, 코로나로 인한 보복 소비와 각 기업의 원재료 수급의 안전재고 마련, 소매점들의 재고 확대 등으로 더욱 공급망 대란을 부추기고 있다. 이를 위해 공장을 증설하기도 쉽지 않으며 소비가 어느 정도 진정되고 상황이 안정화된다고 하더라도 공장증설에 대한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
최근 길어진 물류 운송 시간으로 인해 짧은 유통기한의 식품들은 미국에서 팔기도 전에 유통기한이 임박해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물류비 상승으로 부피가 큰 제품들은 선적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미국의 많은 식품 수입사들은 물류비 상승과 지연으로 인해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서 좀 더 유통기한이 긴 제품을 선호하게 되며 부피가 작은 제품들 위주로 수입하려 한다.
국내 식품 제조업체들도 원료 성분들의 단순화를 통해 공급망 차질로 인한 생산 차질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 무슨 상황이 터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언제든 기존 제품의 원재료 대체 R&D 능력과 생산라인 설비의 유연화 능력을 키워야 하겠다.
고전 경제학자 데이빗 리카르도의 비교우위이론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세계가 정상적으로 자유무역을 할 수 있는 경우라면, 우리는 자유무역을 통해 서로 윈윈한다는 경제이론에 부합하게 세계 경제가 돌아간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약한 고리 신드롬이 이제는 뉴노멀이 되었다. 이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민첩하게 카멜레온처럼 변해야 살아남을 시기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코로나 직후에 여객기를 항공기로 전환함으로써 흑자를 유지할 수 있었다.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는 빨리 전환할 수 없는 기업은 망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기업은 살아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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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식품음료신문(http://www.thinkfoo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