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분유 대란으로 보는 대란 쓰나미-제이 리(Jay Lee)의 미국 통신(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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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분유 대란으로 보는 대란 쓰나미-제이 리(Jay Lee)의 미국 통신(83)


물건 없어 못 파는 상황…식량 자급 국가 계획 필요

△이종찬 J&B Food Consulting 대표


팬데믹과 물류대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각종 원자재와 소비재 물가가 요동치는 가운데 물건이 없어서 못 파는 일들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이 중에서 최근 일어나고 있는 미국의 분유 대란은 ‘대란 쓰나미’의 전조가 아닐까 하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5월 초 미국 내 분유 품절비율이 40~50%를 기록하고 있다. 분유 코너가 텅 빈 매장이 한두 곳이 아니다. 최강국이자 선진국인 미국에서 분유가 떨어지는 일이 발생한 데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본다.

미국은 애보트 등 4개 회사가 분유시장의 89%를 점유하고 있다. 거의 독점시장이 형성되다 보니 가격담합의 여지가 많고 품질 저하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결정적으로는 2월 애보트사의 '리콜 사태'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 당시 FDA에서는 애보트가 생산한 분유를 먹은 영유아들이 박테리아에 감염돼 2명이 사망하고 4명이 입원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대규모 제품 리콜을 명령하였다. 애보트 사의 공급이 끊기자 시장 자체가 흔들린 것이다.  

또한 미국은 선진국 중 유일하게 유급 육아휴가가 없다. 따라서 맞벌이 부부의 경우에는 분유가 필수적이다. 2016년 유니세프가 발표한 생후 6개월까지의 완전 모유 수유에 대한 국제 평균은 38%이지만 미국은 25%만 모유 수유를 하고 있다.

2020년 미국에서 민간 부문 근로자의 20%, 특히 저소득층 근로자의 8%만이 유급 가족 휴가를 쓸 수 있었다. 분유 대란이 길어지면서 유명 가수이자 배우인 베트 미들러가 ‘모유 수유를 하십시오! 돈이 들지 않고, 필요할 때 언제든지 할 수 있습니다’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었다. 그런데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모유를 먹일 수 없는 처지의 엄마들을 전혀 생각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분유 대란은 중산층 이하 가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산후 휴가를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안정된 직업을 가진 여성과 육아 기간 일하지 않아도 되는 조건의 여성 등은 장기간 모유 수유가 가능하다. 반면 맞벌이를 해야 하는 여성들은 아이의 영양 공급을 분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미국 가정의 약 75%가 분유를 주된 유아식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이제는 제3세계가 아닌 미국에서 아기들이 굶는 걱정을 해야 할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분유 대란과 관련해 빠른 대책 마련을 지시하는 한편 제조업체들과 분유 생산 및 수입을 늘리기 위해 협력 중이라고도 밝혔다. 몇 주안에 매장 진열대에 훨씬 많은 분유를 비치할 것이라는 기자 회견도 하였다. 그러나 증산된 분유가 매장 선반에 진열되기까지는 몇 주가 걸릴 수 있고, 대부분 공장이 풀가동하고 있기에 분유 부족 현상은 상당 기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필자가 ‘약한 고리 신드롬’이라 명명한 신조어는 ‘못 하나가 없어서 왕국이 사라진다’라는 벤자민 프랭클린의 명언에서 영감을 얻은 말이다. 최근 미국 분유 대란은 ‘약한 고리 신드롬’ 현상 중 하나이다. 이제는 이러한 대란 사태들이 쓰나미처럼 몰려올 수 있다. 그동안은 원활한 공급망과 효율화된 글로벌 시스템으로 공급됐던 것들이 이제는 어디서 어떠한 약한 고리가 끊겨 원자재나 최종 제품에 대란이 올지 모른다.

최근 자국의 식량 자원 확보를 위해서 팜유와 밀가루 수출을 중단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이런 대란의 쓰나미를 이겨낼 수 있는 기업의 전략과 식량 자급화를 위한 장기적인 국가적 계획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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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식품음료신문(http://www.thinkf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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